HCI 연구자를 만나다!
HCI 연구를 하고 있는 석사 2년차 대학원생을 만나보았어요.
HCI란 뭔지, 연구에는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이것저것 쏙쏙 질문했답니다.
여러분도 만나보실래요?
#연구자 #HCI연구 #석사과정
(본 글은 특정 집단을 대표하지 못하며 개인의 견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 : 안녕하세요, 2년차 개발자입니다. 오늘은 색다른 오프닝으로 혼자 인사 드립니다. 왜 색다른 오프닝이냐면요, 저희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했거든요! (짜잔)
🕵️: 이번에 준비한 월간 느림보 프로젝트는 '느림보 온 더 블럭' 입니다. 어딘가 이름이 익숙하시죠? 퀴즈 쇼 '유퀴즈 온 더 블럭' 처럼 게스트를 모셔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그럼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부터 만나보시죠!
대망의 초대 게스트는 바로바로...... 느림보의 연구자 🐣 님입니다!
게스트 분들을 인터뷰하기 전에 저희의 이야기를 먼저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느림보 설문의 저조한 참여 속에 저희가 무슨 일을 하는 지 궁금하시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아, 게스트로 출연하시길 원하시는 분들 모두 DM 주세요! 안 주셔도 섭외하러 찾아가겠습니다. 그러면 다시 인사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 탐정🕵️, 개발자입니다! 느림보 연구자님 반가워요! (모두 소리지~~~르지말고 박수쳐! ! 👏👏)
🐣: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저는 HCI 연구를 하고 있는 석사 2년차 대학원생입니다. 막 알을 깨고 나오고 있는 석사과정 학생이라 귀여운 병아리 이모지를 선택했어요. HCI는 Human Computer Interaction 의 줄임말으로 사람이 컴퓨터를 잘 (원하는 작업을 빠르고 편리하게 수행)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첫 인터뷰이로 참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굉장히 떨리네요..ㅎㅎ 부디 오늘 인터뷰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길!
🐣: 저는 HCI 연구 중에서도 컴퓨터 입출력 장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어요. 컴퓨터란 데스크탑, 태블릿, 휴대폰, AR 글라스, VR 헤드셋 등의 모든 컴퓨팅 장치를 말하고, 입출력 장치라 함은 마우스, 키보드, 터치패드, 터치 스크린 혹은 게임패드 등 사람이 컴퓨터를 조작하는데 필요한 장치를 말합니다. 저는 컴퓨터를 잘 사용할 수 있는 입출력 장치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저는 그중 AR 글라스에 관심이 있어요. AR 글라스란, 쉽게 말하자면 아이언맨 수트예요! 영화에서 아이언맨이 수트를 착용하면 눈앞에 수트의 내구도가 보이고, 여러가지 누를 수 있는 버튼이 뜨잖아요. 영화처럼 AR 안경만 착용하면 눈앞에 디스플레이가 펼쳐지는거죠. 저는 그런 AR 글라스를 사용하기 위한 입출력 장치를 디자인에 대해 연구 중이에요.
좀 더 이야기하자면, 아이언맨은 '자비스 공격해!' 라는 말로 컴퓨터를 조작하잖아요. 이렇게 컴퓨터를 조작할 때, 말로 조작할 수도 있고, 눈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 시선을 이용할 수도 있어요. 혹은 허공에 띄워진 버튼을 손가락으로 직접 눌러서 선택할 수도 있죠. 이처럼 다양한 방법 중 어떻게 하면 컴퓨터를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하고 있어요.
🐣: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으로 데스크탑에서 스마트폰, 스마트폰에서 AR 글라스와 VR 헤드셋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가 생겨나고 있어요. 우리는 AR 글라스를 언제 어디서 쓰게 될까요?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메타버스 미래가 올까요? 더 실감나게 메타버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사람이 바로 HCI 연구자입니다. 새로운 컴퓨터들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함으로써 사람들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 기본적으로 새로운 컴퓨팅 기기를 좋아해요!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사서 직접 써보기도 하고요. 뿐만 아니라 AR 글래스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 VR 헤드셋을 만드는 메타 등의 여러 빅테크나, 다양한 관련 스타트업 회사들의 소식을 계속해서 팔로우해요.
🐣: 저는 기기를 좋아하긴 하나, 얼리어답터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느낌이었는데요. 연구를 하다보니, VR 헤드셋도 사서 사용해보고 점점 좋아하게 되었어요.
🐣: 전반적인 HCI보다는 제 분야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기본적으로 교수의 진로가 있죠. 교수 외에는 빅테크 기업을 많이 가는 거 같아요. 한국에서는 삼성, 국외로는 말씀드린 새로운 컴퓨팅 기기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토데스크 등으로 많이 취업하는 추세예요. 일반 개발자보다는 리서치 직군으로 취업을 하고요.
🐣: 보이는 지표로는, 컴퓨터사이언스 랭킹 이라는 사이트가 있어요. 전세계 대학교 컴퓨터과의 랭킹을 매기는 사이트인데, HCI분야 랭킹을 보면 우리나라 대학교들도 높은 순위에 있어요! 실제로 HCI분야의 최우수 학회에 가면 국내 학교나 교수님들을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이 있답니다.
🐣: 한 편의 연구를 완성하는 데는 문제 정의 -> 해결 방법 디자인 -> 구현 -> 실험 -> 논문 작성의 프로세스를 거치는데요, 사람마다 연구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연구 과정이 어떻다고 정의 내리긴 어려워요.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논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글로 작성하는 사람도 있고, 글보다는 구현과 실험을 먼저 반복해서 진행하는 사람도 있어요. 전자의 경우 본 연구가 왜 필요한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정해놓고 시작할 수 있어 좋으나, 실험 결과가 예상과 다르면 글을 모두 수정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실험 결과를 토대로 연구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 좋으나 나무를 보다가 숲을 놓칠 수 있는 어려움이 있죠. 사람마다 연구 주제마다 다른 방법을 사용하더라고요.
저는 전자에 가깝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연구 주제만 구체화하다가 시간이 모두 사라졌어요🥲 다시 석사 1년차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작은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선택하고 싶어요.
🐣: 정말 정말 중요합니다! 컴퓨터 공학 연구의 솔루션은 결국 컴퓨터 공학을 통해 만들어낸 시스템이기 때문이에요. (적어도 제 분야에서는요!) 그래서 결국 시스템을 만드는 능력, 즉 개발 능력이 필요한거죠. 다른 분야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하고 있는 분야는 빠르게 프로토타이핑 , 즉 생각한 아이디어를 어떤 방법으로든 최대한 빨리 구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요. 얼마나 읽기 쉽게 짜여진 코드인지, 최적화된 코드인지 보다는 원하는 게 돌아가도록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다 만족하면 금상첨화고요😄) 아! 물론, 실험을 하다가 오류가 생겨서 꺼지면 안되니 오류는 없어야 합니다.
🐣: 그러게요. MVP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초기 스타트업와 좀 비슷하지 않을까 해요. (스타트업 개발자 느림보 독자님 나와주세요!)
🐣: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저희 연구실에서는 2-3명의 대학원생 (+ 지도 교수님) 끼리 협업하는 경우가 꽤 있어요! 많게는 1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저자로 들어가 있는 논문도 본 적이 있습니다. 반대로 교수님과 지도 학생 딱 두 명이 작성하는 연구도 있고요. 이 역시 마법의 룰 사(람)바(이)사(람) 이 적용되는 거죠. 협업을 하게 되면 시스템 구현도 쉽고,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죠. 하지만 반대로 아이디어가 너무 많아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리더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겠죠?ㅎㅎ
🐣: 능력 보다는 습관을 말하고 싶은데요. 계속해서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습관이 중요해요. 최신 논문 뿐 아니라 기업뉴스, 기업에서 내놓는 제품들, 기업에서 내놓은 특허 같은 것을 잘 알아야 트렌디한 연구를 할 수있기 때문이죠.
🐣: 학생이 먼저 주제를 제안하기도, 어드바이저 (교수님) 이 주제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던져주는 주제의 레벨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인데요, 컨셉만 제안해주실 수도 있고, 구체적인 연구 주제를 말씀해주시기도 합니다. 아직 연구를 경험해보지 못한 학생의 경우, 특별히 선호하는 주제가 없다면 작고 쉬운 주제부터 많이 주시는 것 같아요. 연구실 선배의 future work나, 연구실 졸업생이 미완성한 주제처럼요.
🐣: 물론 교수님마다 다르시겠지만.. 하고싶은 다른 주제가 있고, 교수님이 보시기에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주제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교수님을 잘 설득한다면요.
🐣: 기본적으로 모든 프로젝트 과목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그 중에서도 HCI 수업이나 모바일 컴퓨팅 같이 end-user가 직접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수업들이요! 주제를 정하고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빠르게 프로토타이핑 하는 것이 지금 하고 있는 연구 프로세스와 비슷했거든요.
추가적으로 제가 하는 분야는 연구 주제에 따라 직접 하드웨어 프로토타이핑이 필요해요. 그래서 전자과의 회로이론이나 신호 및 시스템과 같은 수업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 놀랍게도 선형 대수학도 정말.. 필수예요. 프로토타이핑을 하다 보니 3차원 공간에서 평면 벡터를 계산하고, 선을 정사영시키고 하는 계산을 해야되더라고요. 배울 당시에는 '나는 컴퓨터 공학과인데 이게 필요할까?' 했었는데..ㅎㅎ 모든 과목은 도움이 되는 걸로 하죠!
🐣: 인기 있는 연구를 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인기 있는 연구라 함은, 비전문가도 단번에 공감할 수 있는 연구요! 30초 설명만 들어도 누구나 다 오 정말 필요한 연구네. 나도 써보고 싶어! 하는 연구를 하고 싶어요. 최종 목표는 저희 부모님도 이해할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거예요! 더해서 제 연구가 실제 제품으로 출시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거예요.
🐣: 제가 소개한 연구는 HCI 연구의 일부일 뿐, 실제론 훨씬 다양한 연구 분야들이 있어요! 디자인이나 인문 사회 과학 분야에서도 HCI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니, 또 다른 HCI 분야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늘 다른 친구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그 진로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그 진로를 잘 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궁금했었거든요. 제가 인터뷰이가 되어 직접 그 질문들에 대해 답변해보니 새롭네요. 나름의 생각 정리도 되고 제 분야에 대한 애정도 커진 것 같아요. 일에 치이다 보면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나는 잘하고 있는 건지 해메이게 되잖아요. 그럴 때 나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해보는 것도 좋겠어요. 느림보 인터뷰이로 참여해주시면 더욱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