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3년 전으로 돌아가면 운동을 할 거야'
사람들은 종종 과거의 나에게 많은 짐을 지우곤 하죠.
3년 전의 나를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요?
신입 때는 몰랐지만, 겪어야만 깨달을 수 있는 귀한 교훈들,
(꼰대 같지만 들어주세요!)
#신입 #꿀팁 #경험담 #쓴소리 #꼰대
(본 글은 특정 집단을 대표하지 못하며
개인의 견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개발자 🥔]: 저는 아니요…. 왜냐하면 코로나에 걸려버렸어요. 이게 뭔 뒷북인가 싶지만... 처음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너무 아프고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잠만 자는 감자 같은 생활을 하고 있어서 감자를 골라보았어요. 다행히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답니다!
[연구자 🍠]: 그래도 지금은 좀 나아지셨다니 다행이네요. 저는 요즘 체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어요. 체력이 부족해서 일을 원하는 만큼 못하니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고구마를 백 만개 먹은 것 같은 답답한 심정을 표현하기 위해 고구마 이모지를 골라봤어요. 3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어요.. 조금이라도 덜 바쁠 때 체력을 많이 기를 걸 아쉽네요.
[개발자 🥔]: 저도 뼈저리게 공감해요. 이번 기회를 통해 건강이 최고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러면 저희 3년 전, 다시 말해 신입 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에 관해 이야기해볼까요?
[연구자 🍠]: 좋아요! 3년 전의 나야 잘 들으렴!
[연구자 🍠]: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하루당 24시간이 주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각자의 체력에 비례하잖아요. 한 시간 차이가 별거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몇 년씩 쌓이면 차이가 꽤 크거든요. 또 이게 체력이 약하면 체력을 기를 시간이 부족하단 말이죠. 하루라도 일찍 체력을 길러서 체력을 기를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좋아하는 운동을 찾는 것도 방법이고, 저처럼 아직 딱 맞는 운동을 못 찾았다면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방안인 것 같아요. 일부러 출퇴근을 걸어서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이것만으로도 체력이 길러지더라고요. (그만큼 제가 체력이 약했던 걸 수도..)
[개발자 🥔]: 어릴 때는 운동하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보였어요. 운동을 안 해도 체력이 넘쳐났으니까요. '운동을 왜 하지? 운동할 시간에 공부하면 되는데'라고 생각했던 학창 시절의 저.. 제법 오만했죠? 말씀하신 것처럼, 체력이 없으면 일할만한 상태가 지속되기 힘들어요. 더 오래 쉬어줘야 하지만, 더 쉽게 피로해지거든요. 마치 방전된 배터리 같죠. 등산이나 러닝이 체력을 된다고 들었는데, 맨날 해야지해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네요. 내년에 글 쓸 때쯤에는 하고 있길 바라며... (아는 거랑 실천하는 건 참 다르다니까요 ㅎ)
[개발자 🥔]: 저는 영어 공부 꾸준히 해두기요. 세상에, 살면서 영어가 이렇게 계속 쓰일 줄은 몰랐어요. 특히 저희 회사는 영어로 일을 해서 필요성을 크게 느끼나 봐요. 영어를 쓰지 않는 회사여도, 글로벌 시대에 영어 능력은 꾸준히 필요한 거 같아요. 자료를 검색했을 때 영어자료가 더 많고, 오픈 소스를 사용할 때도 영어로 된 설명을 읽어야 하니까요. 심지어 chatGPT를 쓸 때도 영어로 prompt를 잘해야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세상이라니, 말 다 했죠!
또, 영어를 잘할 때와 아닐 때, 기회의 차이가 월등하게 느껴져요. 이전 회사에서 개발을 정말정말 잘하시는 시니어분이 계셔서, "왜 해외나 더 큰 회사로 안 가세요?"라고 여쭈어봤더니 바로 "영어 때문이라고" 대답하시더라고요.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면 논문도 더 잘 읽을 수 있고, 미국에 있는 회사로 취직할 수도 있고 등등 기회가 현저히 더 많은 거 같아요.
[연구자 🍠]: 영어 공부 진짜 중요하죠. 단순히 단어와 문법을 아는 것을 넘어서서 그 문화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How are you?'라고 질문하면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지? 뭐라고 대답해 주지?'를 진지하게 고민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영어 문화권에서는 가볍게 '안녕? 잘 지내?' 하는 거잖아요. 이런 사소한 차이들이 명확한 의사 표현을 방해하더라고요. 계속해서 영어 문화권에 노출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개발자 🥔]: 이건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예요. "내가 너무 멍청해 보일까 봐" 필요할 때 질문을 못하는 거요. 신입이라면 당연히 모르는 게 당연하고, 헤매는 게 당연한데 나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행동일까 봐 쉽사리 질문하지 못했어요. 삽질 시간만 늘어나 일을 기한 안에 하지 못하는 게 오히려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행동인데 말이죠. 팀 전체 입장에서 봐도, 질문 하나로 일을 더 빨리 끝내는 게 효율적이기도 하고요.
또, 질문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좋은" 질문을 하는 거예요. 무턱대고 '모르겠어요!' 하는 것과 '내가 이러한 문제점이 있어서 (문제 정의), 이런 것들을 시도해 보고 찾아봤는데 (시도한 것들) 이런 것에서 막혔습니다. (현재 상황) 이렇게 하고 싶어서 어떠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부분)' 하고 질문하는 건 다르니까요. 구체적으로 질문하면 질문받는 사람 입장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기 더 편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면 더 도와주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더라고요.
[연구자 🍠]: 정말 공감합니다. 필요할 때 질문을 하는 것도 '좋은' 질문을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해요. 그런데 이게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해서 '좋은' 질문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있잖아요. 무엇을 시도해 보고, 찾아봐야 할지도 모르겠는 상황. 그럴 때는 태도가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이 문제를 '내가' 해결하고자 하고,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왔을 때도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데 그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도움을 요청한다면 누구나 도와주고 싶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개발자 🥔]: 글로 정리하는 게 정말 귀찮은 일인 걸 알지만, 다방면으로 도움이 되죠. 인류가 괜히 고대부터 기록한 게 아니라니까요? 가장 도움이 되는 점은 비슷한 문제를 마주했을 때, 빠르게 해결할 수 있어요. 제 기억력은 어제 점심 뭐 먹었는지도 가물가물할 지경이라,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는지 기억해 내기까지 큰 노력이 필요하더라고요. 물론 끝까지 기억이 안 나는 경우도 많고요. 그렇지만 어떤 식으로 해결했는지 정리해 두었다면, 읽으면서 기억이 새록새록 나요.
또, 승진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해야 할 때 뒷받침자료로 쓰일 수도 있어요. 만약 이직을 준비한다 해도, 본인이 어떤 것을 했는지 잘 정리해 두면 면접 대비하기도 쉽죠. 겪었다고 다 본인의 경험으로 남는 게 아니잖아요. 했던 경험을 제대로 소화하고 본인 능력의 밑거름으로 쓰기 위해서는 기록하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 🍠]: 모든 연구가 다 우수 학회 논문으로 패키징 되면 참 좋겠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그런데 우수 학회 논문이 되지 않는다고 그 경험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이왕 시간을 쏟은 거 그 시스템을 만들면서 공부한 스킬 셋, 그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 등을 바로바로 잘 정리해 놓으면 좋은 거 같아요. 그 스킬 셋을 요구하는 롤이 있을 때 지원할 수도 있고, 저의 또 다음 연구에 비슷한 지식이나 스킬 셋이 도움이 될 수도 있거든요. 멘탈 관리 측면에서도 좋은데, 시간은 왕창 쏟았는데 아무것도 손에 잡히는 게 없으면 심적으로 아주 힘들거든요. 그럴 때 내가 배운 것 해본 것에 대한 정리된 자료라도 있다면 조금 위로가 되더라고요.
[개발자 🥔]: 어떤 문제를 마주했을 때, 보통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저는 "이렇게 하면 될 거 같은데?" 하고 해결되면 그냥 넘어가곤 했어요. 정 모르겠으면 검색해서 나온 다른 사람들의 '이렇게 하니 되더라' 하는 경험에 의존했고요. 이러한 접근 방법은 아무리 문제를 해결했더라도, 어떤 원리로 문제가 해결되었는지는 알지 못하죠. 왜 이 문제가 발생했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해결했기에, 똑같은 문제가 또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여전히 제 머릿속 지식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비슷한 실력에 저는 항상 머물러있겠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 파악 및 근본적인 해결 방법만이 성장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요. 뭐든 쉽게 얻은 건 쉽게 잃고, 어렵게 얻은 게 오래 남더라고요.
[연구자 🍠]: 신입일 때를 돌아보면 선배들은 일주일 만에 이것저것 만들어 오는데 저만 한 달 동안 같은 문제를 붙잡고 있는 것 같아 조바심이 많이 났었어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니까 대충 해결하고 넘겼었죠. 3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조바심 내지 말고 하나씩 제대로 공부하라고 말해줄래요. 한 번 제대로 공부하고 나면 그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때 점점 더 빨리 해결할 수 있거든요. 반대로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넘어가면 계속해서 해결하는 데 시간이 오래걸릴 수밖에 없어요. 처음에는 모르는 게 어려운 게 당연하니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공부하면 좋겠어요.
[개발자 🥔]: 저는 '맡은 일을 잘 끝내자' 파여서, 쉽사리 내가 잘 끝낼지 모르는 일들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어요. 재밌어 보이는 일이더라도, '이미 내가 하고 있는 다른게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더 잘하지 않을까?' 하면서 방어적으로 일했죠. 그러다 보니 제가 하는 일 외에는 잘 알지 못하고, 새로운 일들을 시도하는 것에 주저하게 되더라고요. 어느 날은 제가 '코딩을 많이 하고 싶은데 어떡하면 좋을까요?'라고 고민을 상담했더니, 팀원분이 '버그 리스트에 쌓여있는 거 가져가서 한다고 하면 엄청 좋아할 걸요?'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어느 순간부터 시키는 것만 하고 제 영역 밖의 일은 건들지 않고 있었던 스스로를 깨닫게 해준 말이었어요. 주저할 때마다 항상 '적극적으로 임하자'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연구자 🍠]: 이전에 저는 교수님이 주신 연구 주제니까, 혹은 제가 방향을 제안할 때마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니까 점점 소극적으로 임했었어요. 교수님이나 선배들이 연구 방향을 정해주길 기다렸죠. 그런데, 결국 이건 내 연구지 그 사람들의 연구가 아니란 말이에요. 연구가 잘 안되면 그냥 내 연구가 잘 안된거예요.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어요? 저의 책임이죠. 그 방향으로 수동적으로 따라가서 잘 되었다고 해봐요. 그렇다 쳐도 내가 고민해서 선택한 게 아니면 잘 되든 안 되든 배울 수 있는 게 적어요. 그리고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 게, 생각해 보면 저만큼 그 주제에 대해 오랜 시간을 들여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없거든요. 3년 전의 저에게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진행해 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연구자 🍠]: 정말 3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시간 관리를 열심히 연습할 거예요. 석사 때 시간이 매우 빨리 지나갔거든요. 수업 듣고 조교하고 연구실 과제 좀 했더니 시간이 다 사라졌어요. 가장 필요한 건 내가 얼마나 시간을 잘 쓰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게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아닐까 싶어요. 내가 오늘 알짜로 일한 시간이 몇 시간인지, 계획에 비해 얼마만큼의 일을 했는지 잘 보이게 기록을 해둬야 피드백이 잘 되더라고요. 이번 주도 열심히 기록해야겠어요!
[개발자 🥔]: 데일리 스크럼을 하면 똑같이 8시간 일을 했어도 이 사람은 언제 이렇게 많은 일을 했나 싶을 때가 있어요. 물론 제가 일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일 수도 있지만, 회의에 집중하지 못하고 시간을 날리거나, 회의 중간중간에 뜨는 시간도 많다는 걸 깨달았죠. 일하기 싫으면 '나중에 밤에 하지 뭐~'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임하니 결국 이도우저도 아니게 야근만 하게 되더라고요. 막상 뭘 한 것도 없으면서요. (마치 밤새면 된다는 시험 기간의 마인드 같은 거죠.) 스스로 듀를 정해서 일하는 문화에서 저처럼 게으른 사람은 자기합리화하면서 자꾸 늦장 부리게 되는 거 같아요. 오늘 이거 끝낸다! 이거 끝장 볼 거야! 하는 마음으로 밀도 있게 일해보려고 합니다!
[개발자 🥔]: 일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업계가 좁다는 걸 많이 느껴요. 어제의 동료가 퇴사할 수도 있지만, 또 미래의 동료가 될 수 있거든요. 몇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여서, '착하게 살아야겠다'라고 농담 반으로 말하곤 합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가 거지 같아서 당장 때려치우고 싶다고요? 그 다음 회사에 깽판 치고 나간 회사 팀원의 지인이 있어 레퍼런스 체크 당할 수 있습니다. 안 좋은 예시를 말했지만, 반대로 좋은 기회도 많이 생겨요. 창업하려는데 잘하는 사람 추천해달라, 회사에 자리가 열렸는데 지원해 봐라 등등의 기회가 좋은 관계를 통해 올 수도 있거든요.
[연구자 🍠]: 3년 전의 저에게 수업 프로젝트던, 학계 봉사던, 조교던, 연구실 과제던 함께 일할 때 프로페셔널하게 임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맡은 일은 약속한 기한에 잘 끝내고, 부주의해서 생기는 실수를 줄이고, 연락 잘 확인하고, .. 기본적인 것들 있잖아요. 하나하나가 쌓여서 본인의 평판이 되니까요.
[개발자 🥔]: 역시 아는 것과 실천하는 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신입 때 실천했으면 좋았을 것들로 제목을 바꿔야 할까봐요...
[연구자 🍠]: 3년 전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란 제목을 붙였지만 지금의 저에게도 해당되는 말도 많은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