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방법
느림보가 꿈꾸는 한 마디, '일 잘한다'.
일을 '잘' 한다는 건 무엇인지, 일 년간의 경험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일 잘하는 느림보로 인정받는 그 날까지 달려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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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특정 집단을 대표하지 못하며 개인의 견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석사 2년차 대학원생 스마트 워치에요. 매 순간 메일과 슬랙을 놓치지 않기 위해 워치를 차고 다닙니다! (원래는 운동을 하려고 구매했었으나.. 이하 생략)
🪑: 안녕하세요, 2년차 개발자 의자에요. 침대에서 일어나 의자에 앉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골랐습니다! (그치만 허먼밀러를 곁들인..)
⌚️: 네, 이제 마음을 좀 추스르고 일을 시작하고 있어요. 잠도 푹 자고, 맛있는 것도 먹고. 마음을 챙기니 다시 일 할 마음이 생기더군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제 생각만큼 일이 잘 안되는 것 같아 고민이에요.
🪑: 확실히 지난 달보다는요! 집에서 집중이 잘 되지않으면, 회사에 출근하기도 했어요. 한가지 고민은, 책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졌지만, 일의 진척도는 앉아있는 시간에 비례하지 못한다는 거에요.
⌚️: 분명 책상에서 시간은 많이 보냈는데, 하루가 끝날 때 뿌듯하지가 않아요. 계획했던 일의 양보다 실제로 한 일의 양이 훨씬 적더라구요. 계획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분명 어디선가 시간이 새고 있는 것 같아요.
🪑: 저는 집중이 잘 안돼요. 일을 하다가도 어느새 딴 길로 새고 있더라고요. 하루치 양을 채우지 못해 더 오래만 앉아있는 기분이에요.
⌚️: 지출에 문제가 있으면 가계부를 작성하듯이, 시간에 문제가 있으니 시간 가계부를 작성해보자고 제안했어요! 하루하루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적어보는 거죠. 플래너는 미래에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계획을 세우는 거라면, 가계부는 과거에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기록인거죠. 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 목적으로요.
🪑: 저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일하는 습관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님이 제안해주신 시간가계부를 작성해보았답니다!
⌚️: 처음엔 제가 다른 사람보다 일의 속도가 느린 줄 알았는데, 시간 가계부를 작성해보니 실제로 일에 집중한 시간이 적은 거였어요. 업무와 업무 사이에 비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저는 연구실에서 업무 외의 다른 앱들은 절대 열지 않아 시간을 잘 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던거죠. 1) 해야 할 업무가 명확하게 리스팅이 되어있지 않거나, 2) 업무 변환 시 필요한 휴식 방법이 비효율적인게 아닌가 싶어요. 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다음 달 동안 탐색해보려 합니다.
🪑: 사실 저도요. 일하는 절대적인 시간 자체가 많지 않더라고요. (머쓱) 😅 또, 불필요한 일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걸 알아냈어요. 메일 답장하기, 의미없는 회의 참여하기와 같은 거요. 불필요한 일을 하면서 체력은 소모하는 반면, 막상 중요한 일은 끝내지 못하니 성취감만 사라져있는 거 있죠.
⌚️: 정말.. 특히 저는 교수님들께 메일을 쓸 때 불필요하게 고민을 하며 시간을 잡아먹더라고요. 어떻게 쓰던 교수님께는 똑같이 느껴질 말인데 쓸데없이 고민하게 돼요.
🪑: 또 (저에게만 해당할 수도 있지만) 재택의 문제점도 깨달았어요. 메신저가 곧 재택의 커피타임☕️이란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시작은 업무였으나 도중에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잦았어요. 보통 출근해서 커피타임을 하면 자리를 오래 비우지 못해 자연스럽게 종료되는데 메신저는 그게 안 되더라고요.
⌚️: 나의 업무 습관 중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시간 가계부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단순히 다른 사람보다 일 진행 속도가 느리다고 생각해 무리해서 업무 시간 (퇴근 시각 - 출근 시각) 을 늘렸을 거에요. 그랬다면 휴식 시간이 줄어들어 피로는 피로대로 쌓여 오히려 업무 효율이 더 낮아졌겠죠? 시간 가계부 덕분에 업무 간 전환 할 때 문제가 있음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어요.
🪑: 출퇴근 기록은 늘 작성하나, 그게 저의 순 업무시간은 아니잖아요. 시간 가계부를 통해 순 업무시간을 알게되어서 좋았어요. 그치만 종종 작성하는 걸 까먹어 정확한 시간을 기록하는 게 어려웠어요.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거 같긴 한데,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이 글을 보고 여러분!)
⌚️: 정말요. 저도 계속 깜빡해서 모니터에 기록 페이지를 계속 띄웠는데, 그랬더니 그 모니터를 안보게 되는 거 있죠? 저희 나름 CS인데 프로그램 하나 만들어볼까요?ㅎㅎ
🪑: 오 그것도 좋은데요?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누군가가 짜주진 않을지 일단 한번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기록에서 그치지 않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썼는지를 평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각자 상황에 맞게 공식을 만들고, 하루하루를 평가해보려고요.
저희의 공식은 아래와 같은데요, 집중해서 일을 하는 알짜 근무시간과 잡일시간, 그리고 총 근무시간을 이용해서 만들어보았어요.
1. (알짜 근무시간 + 잡일시간) / 총 근무시간
2. 잡일시간 < 2h
⌚️: 저희가 12월 한 달간 진행해본 후, 결과가 어땠는지 다음 느림보로 공유드릴게요!
⌚️: 소통! 소통이 정말 중요해요. 맡은 일을 약속한 시간에 끝내는 것은 기본이고, 진행 사항과 어려운 점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 저도 ⌚️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를 팀원들과 비슷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업데이트된 게 있으면 공유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또 공유하면서 말이죠. 더 구체적으로는 팀에서 어떤 역할이냐에 따라서 다를 거 같아요.
⌚️: 리더는 말 그대로 팀을 이끌어주는 사람이에요. 팀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세우고 그곳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거죠. 기본적으로 팀의 모든 사람이 공통된 목표를 가질 수 있게 하고, 팀원들이 그 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주기적인 팀 미팅을 통해 함께 세운 공동의 목표를 상기시키는 것도, 팀원들 각각이 잘할 수 있는 업무를 분배해서 번아웃이 오지 않도록 서포트 하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팀의 대표로서 팀원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팀 대표들끼리 만나 일을 나눌 때, 우리 팀이 해야 할 일과 아닌 일을 명확하게 분리해 우리 팀원이 불필요한 일로 고통받지 않게 하는거죠. 그냥 우리 팀이 하지 뭐, 그냥 내가 하지 뭐, 라는 마음으로 진행하다 보면 우리 팀이 세운 주요 목표를 위한 일을 못 하게 되잖아요. 나 혼자 힘들고 마는 게 아니라 우리 팀이 고생하는 거니까, 잘 고민해서 소통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님 말씀 너무 멋있네요! 저도 리더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사람이라는 말에 동의해요. 멘토는 큰 단위의 팀을 이끄는 리더와는 또 다르다고 생각해요. 작은 인원 (신입이나 멘티, 인턴) 을 관리하는 사람인만큼, 그 사람과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냐가 가장 중요한 덕목 아닐까요? 멘티가 부담없이 의견을 낼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게 쉽지만은 않거든요. 아직 멘토가 되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어요..하하
⌚️: 멘토로서 필요한 점은.. 멘토는 멘티를 이끌어주는 사람이잖아요. 멘티가 잘 배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일을 배분할 때 멘티가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을 잘 떼어주는 것처럼요. 멘티가 지금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ex: 단순 반복 작업)을 나눠주는게 아니라, 멘티가 배울 수 있는 일을 나눠준다는 점이 그냥 리더와는 다른 점이 아닐까요?
🪑: 제 인턴 시절 기억을 떠올려보면, 크게 세 가지 잘못을 했었어요. (급 반성모드)
1) '얼마 만에 할 수 있어?' 라고 멘토님이 질문에 잘 보이고 싶어서, 스스로 최선을 다했을 때의 기준으로 대답했고, 2) 당연히 잘 안되지만 이미 저지른 말이 있기에 '밤새워서 좀 더 삽질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에 공유하지 않았고, 3) 모르는 게 있어도, '이제 와서 앞부분에 대한 질문해도 될까?' 와 같은 생각에 질문하지 못했어요. (정말 X노답 삼 형제 급)
막혔을 때 좋은 질문을 하는 것도 능력이에요. '무작정 모르겠어요' 가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걸 찾아봤는데 모르겠다고 근거를 바탕으로 말하는 게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아무리 좋은 질문이라한들 , 질문할 타이밍을 잡는 게 쉽지않다는 것도 잘 알아요. 저도 아직도 그러거든요..(웃음) 기준을 정해 기준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질문하는 방식으로 저는 해결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턴때 했던 행동과 '정반대'로 하기만 해도 좋은 인턴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려움이 있을 때에 숨기는 게 아니라, 현재 어떤 과정에 있고, 어떤 어려움이 있으며, 이걸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등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부끄럽지만 좋은 인턴이 되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저의 경험을 공유해보았습니다.
⌚️: 와 저도 정말 공감합니다. 저는 학부생 때 일을 잘 하는 것은 단위 시간 내에 더 많은 일을 하는 것 이라고 생각했어요. 일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되고 싶어 지킬 수 없는 기한을 약속하고,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어도 질문하지 않고 혼자 끙끙 앓곤 했었죠. 그런데 잠시나마 리더가 되어보고 나니, 가장 일하기 편한 사람은 예측 가능한 사람 이더라구요. 일 진행 속도가 느려도 괜찮아요. 그에 맡게 스케줄링 하면 되니까요. 뭐, 정 인력이 더 필요하다 하면 사람을 더 뽑으면 되잖아요? (회사는 아닐 수 있음) 그런데, 예측 가능하지 않은 사람은 맡긴 일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없을지조차 알 수 없으니 일을 떼어주기가 정말 어렵죠.
그리고 🪑님의 말 처럼, 질문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팀의 목표는, 팀이 맡은 일을 최대한 빠르게 하는 것 이잖아요. 너무 잦은 질문은 다른 팀원의 일을 방해 하겠지만, 그렇다고 또 질문을 전혀 하지 않고 혼자 끙끙대면 팀의 일정이 늦어져서 피해를 주죠. 극단적으로는 질문을 하지 않고 독단으로 일을 잘못 진행한다면 문제를 만들 수도 있고요. 아직 저도 어느 정도가 적절한 질문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좀 더 성장해 알게 되면 공유드릴게요!
⌚️: 책임감을 갖고 진행 하는 것? 글쎄요.. 아직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일을 잘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알 것 같아요. 작은 일부터 하나하나 책임지고 일을 진행해보는 거에요. 처음부터 모든 일을 잘 할 수는 없잖아요. 계속해서 도전하고 경험을 통해 배워가는 거죠.
🪑: 단순히 코딩적인 능력뿐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까지 겸비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거 아닐까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 또래 친구로 만난 사이에선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이 최고였는데, 일 하는 사이로 만나면 일 잘 하는 사람이 최고더라구요. 이런 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일까요? 😢 그래서 더욱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인기쟁이가 되고 싶거든요✌. 날씨가 점점 추워지네요. 다들 건강 조심하시고, 다음 달에 뵈어요!
🪑: 다음 달에는 이번 달 느꼈던 걸 바탕으로 더욱 알차게 보내고 싶네요! 부디 건강한 글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며, 올해의 마지막 달도 잘 보내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