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방식과 문화
다른 회사/연구실 사람을 만나면 늘 묻는 말이 있죠?
'재택 하시나요? 출퇴근 시간은 언제예요?'
오늘은 느림보가 속한 회사/연구실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소개합니다.
#재택 #출퇴근 #문화 #사내문화 #랩문화
(본 글은 특정 집단을 대표하지 못하며
개인의 견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연구자 ✈️]: 저는 내일 출국합니다! 좋은 기회가 생겨 학회를 다녀와요ㅎㅎ 대학원 입학 후 처음으로 가는 학회라 너무 신나네요! 내일을 기념하기 위해 비행기 이모지를 골랐어요.
[개발자 ☕️]: 안녕하세요, 여러분! 회사에서 사람들과 커피챗을 종종 하고 있어 커피챗의 커피 ☕️로 돌아온 개발자입니다.
[연구자 ✈️]: 오!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따로 있는 건가요?
[개발자 ☕️]: 아 시간이 정해진 건 아니고요. 팀원이 아니지만 친해지고 싶으신 분들께 "커피챗해요 ㅎㅎ" 하고 플러팅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언제 밥 한 번 먹어요~" 와 같은 거랄까요? 회사에서는 이렇게 커피챗 요청하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여서요. 😄 이렇듯 각자 다니고 있는 (겪었던) 회사나 랩의 문화나 일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연구자 ✈️]: 좋아요! 재미있을 거 같아요.
[개발자 ☕️]: 저는 주 4일 정도 출근하고 있어요. 주 3회 출근 권장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 월, 금에는 대부분 재택 하시지만 저는 되도록이면 출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1:1 미팅 같은 건 대면해서 하는 게 더 편하기도 하고... (밥도 주니까요🙂.) 대신 유연근무제를 하고 있어 출퇴근 시간은 자유로워요. 덕분에 지옥철 시간은 피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미팅만 간다면 정말 자유롭게 스케줄을 조정해서 일할 수 있어요. 가정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일찍 퇴근하시고 밤에 더 일하시는 분도 계시고, 중간에 운동하러 가시는 분들도 계셔요. (4시 반에 배드민턴 치러가는 그게 바로 나~)
[연구자💰]: 네 저희 연구실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게 아니라면 평일에는 연구실 출근을 하는 것이 규칙입니다.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으로 정해져있고, 퇴근 시간은 각자 본인의 일정에 맞춰서 합니다. 가끔 재택근무를 하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긴 하지만, 다 같이 같은 오피스에서 함께 일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빠르게 질문하고 논의할 수 있잖아요.
[개발자 ☕️]: 일주일에 한번 30분씩 매니저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상황 업데이트를 하기도 하고, 앞으로 커리어나 승진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도 해요. 아니면 이게 필요한데 이런 것 좀 도와달라! 이야기해도 되고요. 이야기하고 싶은 거 다 해도 되는 프라이빗한 시간! 이랄까요. 매니저님이랑 긴밀하게 대화하는 게 중요한 거 같은데 저도 아직 어려워요. 매니저님과 잘 대화하는 방법 수업이라도 들어야 할까 봐요...
> 매니저란? 저 같은 경우는 팀을 이끄는 리더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리더라는 호칭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구자💰]: 저희 연구실의 경우 매주 월요일마다 교수님과의 1:1 개인 연구 미팅이 있고, 매주 금요일마다 교수님과 연구실 프로젝트 그룹 미팅이 있어요. 고년 차만 교수님과의 1:1 개인 연구 미팅을 하는 연구실도 있는데, 저희 연구실은 석사 신입생도 입학하자마자 개인 연구 미팅을 진행해요. 미팅 시간은 보통 매 학기 초에 정해지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같은 시간에 미팅을 진행합니다.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시간을 많이 내어주시는 편이라 정해진 미팅 시간 외에도 종종 교수님과 뵐 수 있어요.
[개발자 ☕️]: 팀 전체가 모여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매주 있어요. 대부분 팀 리딩 하시는 분이 공지사항이나 안건들을 가져와서 이야기하시곤 합니다. 또, 개발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검토나 의견을 받고 싶을 때 리뷰 받고 토의하는 시간도 매주 있어요. 자율적으로 본인이 안건 들고 가면 된답니다.
[연구자💰]: 매주 수요일마다 연구실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세미나가 있습니다. 매월 첫 번째 수요일에는 다 같이 각자 개인 연구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연구 공유 세션'을 진행하고, 그 외의 수요일에는 매주 한 명씩 돌아가면서 본인이 읽은 논문을 소개하는 '케어풀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개발자 ☕️]: 사적인 가벼움은 보통 점심 먹으면서 많이 이야기하는 거 같고요. (주말에 뭐 할 건지 등등~!) 일적으로는 매일 하루에 15분, 각자 돌아가면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짧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데일리 스크럼 혹은 스탠드 업이라고 많이들 부르더라고요. 보통 저는 "이런 걸 모르는데 이런 건 누구한테 물어보면 돼?" 등의 질문 통로로 애용하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 골머리 쌓을 걸 매일매일 이야기하니 삽질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만약 이야기가 길어지면 따로 1:1 미팅을 잡거나 이전에 말한 토의 시간에 합니다.
[연구자💰]: 그런 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점심이나 저녁식사 이후 데일리 스크럼을 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개발자 🍮]님의 데일리 스크럼과는 조금 다른 형태인데요. '짧게' '15분' 진행하기보다는, 캐주얼한 연구 디스커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저희 연구실의 경우 구성원 수가 많지 않아서 가능한 방식인 것 같아요ㅎㅎ
[개발자 ☕️]: 저희 회사는 다른 사람들의 캘린더를 볼 수 있는데요, 그 사람 빈 시간에 미팅 초대를 보내는 식으로 일정을 잡아요. 미팅을 잡고 챗으로 "미팅 보냈어~ 시간 될 때로 자유롭게 옮겨줘" 이렇게 말하기도 하고요. '관심 있을까 봐 우선 보내! 관심 있으면 들어~'의 느낌을 지닌 Optional 미팅 초대도 가끔 오곤 해요. 처음 입사했을 때는 초대받은 모든 미팅에 참석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본인 일에 필요한지 혹은 관심 있는지 잘 판단해서 참석하면 되더라고요ㅎㅎ. 결국 본인이 시간관리를 잘해야 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다른 나라에 있는 팀과 미팅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시차가 가장 어려워요. 저는 미국 서부에 팀이 있어서 오전에 미팅이 많은 편입니다. 미국 동부와 협력하는 팀들에 비하면 양호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
[연구자💰]: 휴가를 쓰지 않는 한 모두가 연구실에 출근해 있기 때문에 보통은 그냥 자리에 가서 말을 걸어요 (메신저를 이용하기도 하고요.) 바로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따로 미팅 약속을 잡기도 합니다.
[개발자 ☕️]: 휴가 개수는 연차마다 다른데, 딱히 결재받을 필요 없이 쓰면 돼요! 대신, 다른 분들께 그때 휴가라고 알리고 갑니다. 휴가를 오래가야 하는데 맡은 일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넘기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일주일씩 당직을 돌아가면서 하는데 휴가를 가야 하면 바꾸는 것처럼요. 몰아서 쓰시는 분들도 꽤 있어요! 2~3주 쓰시고 길게 쉬다 오시는 분들도 뵈었답니다. 특히 연말에는 셧다운 하고 다들 휴가를 많이들 가세요. 회사에 사람이 없을 정도로요.
[연구자💰]: 저희는 일 년에 10일 휴가를 쓸 수 있습니다. 연구실에 따라 휴가 날짜가 정해져있는 곳이 있는데 저희는 그렇지는 않고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 ☕️]: 여가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는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곤 해요. 다른 회사로 따지면 워크숍이나 회식처럼요! 맛있는 밥을 먹기도 하고, 도자기 만들기 체험이나 방 탈출 등 액티비티를 같이 하기도 해요. 결국 사람들과 친밀감이 있어야 더 잘 일할 수 있는 거 같아서 회사에서 이런 경비를 지원하는 거 같아요. 물론 이 모든 건 근무시간에 합니다. 업무의 연장선이니까요. 😜
[연구자💰]: 정기적인 활동이나 문화로 자리 잡지는 않았는데, 매년 한 번씩은 다 같이 함께 놀러나갔던 것 같아요. 학회를 함께 가거나, 놀러나가는 날을 하루 정해서 보드게임을 즐기고 저녁을 먹었어요. 그 외에는 시간이 맞고 취미가 맞는 사람들끼리 퇴근 후 가볍게 배드민턴을 치거나, 수영을 하거나, 근교 여행을 다녀오거나 합니다.
[개발자 ☕️]: 네! 사람들과 랜덤으로 매칭되어서 점심을 먹는 랜덤 점심 같은 시스템이 있답니다. 물론 자율적으로요.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의 업무 이야기는 제가 살던 세상과 달라서 흥미로워요. 그렇지만 새로운 사람과 1시간 내내 대화하는 건 내향형에게 조금 힘들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잡히도록 신청해놨어요. 😅
또, 배드민턴 클럽에 들어가 회사 사람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배드민턴을 치고 있어요.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제일 많을 정도로 만남의 장이에요. 이상하게,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하는 건 어색한데, 처음 만난 사람과 배드민턴 하는 건 재밌더라고요. 🤔 배드민턴 끝나고 저녁도 같이 먹고, 보드게임도 하면서 재미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 문화에 내외적으로 기여하는 여러 활동들을 하도록 회사가 권장하고 있어서, 그런 활동을 통해서도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에 있는 대학교에 회사 및 커리어 이야기를 하러 가신다길래 다음에 따라가려고요. ㅎㅎ
[연구자💰]: 저희 분야의 경우 비슷한 연구 분야를 타깃 하는 연구실끼리 소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교수님들과 학생분들이 소모임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초청 강연, 연구 발표, 멘토링 등의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합니다. 이런 행사에서 다른 연구실 분들을 만나기도 하고요. 비슷한 연구를 하는 분들과 자주 만나 뵙고 교류를 하고 싶어 제가 그냥 알음알음 소모임을 만들기도 했어요. 아, 이런 연구 모임 외에도 대학원생 동아리 등에서 다른 연구실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죠.
[개발자 ☕️]: 저는 최근에 다른 지사에 계신 분과 멘토링을 하고 있어요. 연차가 쌓이신 분들께 이런 고민이 있을 땐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묻기도 하고, 커리어를 어떻게 쌓으셨는지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이것저것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거 같아요. 저는 영어로 글을 쓰는 게 어려워서 [영어로 Tech 글쓰기 하는 방법]에 대한 수업을 들었어요. ㅎㅎ 본인이 잘하는 걸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클래스를 열 수도 있습니다. 한 번은 회사에 있는 커피 머신을 이용해서 에스프레소 내리는 방법에 대한 강의도 들었어요!
[연구자💰]: 인원수가 적고 정해진 규칙이 많지 않다 보니 연구실 구성원 누구나 문화를 제안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예요. 양날의 검이기도 하지만요ㅎㅎ 감사하게도 현재 구성원들은 다들 좋은 연구실 문화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개발자 ☕️]: 다른 회사에는 리프레시 휴가라는 제도도 있어요. 만 2~3년을 근무하면 유급휴가 (약 2~3주 정도) 를 주고 푹 쉬다 올 수 있는 제도래요. (심지어 휴가비를 주는 회사도 있대요) 번아웃이 올 때쯤에 푹 쉬고 오면 좋을 거 같아서 부러운 제도입니다. 회사원에게도 방학을!
[연구자💰]: 연구실 구성원들이 다 함께 학회 제출 일정에 맞춰 논문을 준비하는 연구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서로 의지도 되고 도움이 되는 피드백도 나눌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저희 연구실에서도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개발자 ☕️]: 이렇게 회사의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하니 애사심이 생기는 거 같기도 하네요..? 좋은 문화가 계속 잘 지속될 수 있도록 저도 잘 녹아들어야겠어요.
[연구자💰]: 역시 회사에는 참고할 수 있는 좋은 문화들이 많군요. 얼른 저희 연구실에도 도입을 해봐야겠어요ㅎㅎ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