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에 열어볼 타임 캡슐 만들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3년.
3년 뒤 느림보는 어떤 모습일까요?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담아 타임캡슐을 만들어보았습니다.
3년 뒤에 같이 열어봐요!
#3년뒤목표 #타임캡슐
(본 글은 특정 집단을 대표하지 못하며
개인의 견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느림보의 연구자 🐎 입니다! 다들 행복한 2023년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새해를 맞이하여 🐎(경주마) 처럼 달리고 있어 본 이모지를 골라보았어요ㅎㅎ 개발자 느림보님은 새해를 맞이한 소감이 어떠세요?
🎧: 뉴진스의 하입보이요. (cuz i~~~ know what you like boy 🎵) 하하, 죄송합니다. 해보고 싶었어요. 안녕하세요, 개발자 느림보 🎧예요! 출퇴근길이 지옥철이라,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으로 소음을 차단하고 싱잉볼 소리를 듣고 싶어 🎧을 골라보았어요. 2023년인 것도 안 믿기는데 벌써 1월이 끝나는 것도 안믿겨요. 시간은 왜이리 빨리 갈까요. 시간은 플랭크할 때만 늦게 가는 게 사실인가봐요.
🐎: 하.. 정말 믿기지가 않아요. 특히나 저는 최근에 박사과정을 시작했잖아요. 멋진 박사과정 선배님들을 많이 뵈어서 그런지, 적어도 박사과정을 시작하면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생기든, 앞으로의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확신을 갖든 뭐라도 다를 줄 알았나봐요.. 그런데.. 왜 아직도 저는 진로에 대한 것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도 헤매고 있을까요.
🎧: 저도요. 새내기 때 대학교 3,4학년은 진로에 대한 확신이 있는 어른 같아 보이잖아요. 막상 되어보니 아니었지만요. 그만큼 3년이라는 시간은 좀 더 나은 내가 될 거라는 희망과 기대를 잘 투영하는 시간인 거 같아요. 1~2년 뒤는 크게 달라질 거 같지 않은데, 3년 뒤면 변할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런 마음을 담아 새해맞이 타임캡슐을 만들어보는 거 어때요? 그리고 3년 뒤에 꺼내보는 거죠!
🌵: 너무 좋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3년 뒤에 개봉할 타임캡슐에 넣을 질문 리스트를 나열해 볼까요?
🐎: 요즘 제가 매일 같이 저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요. 지금의 대답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입니다. 3년 뒤에는 꼭 이 질문에 대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랬지' 라는 대답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살아야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이번 달의 답변은 '나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도전을 하자' 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었던 순간들을 떠올려봤어요. 나의 최고 능력치를 경신하고자 발버둥 칠 때 높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받잖아요. 그 경험이 생생하게 떠오르면 저는 '최선을 다했다' 라고 평가하더라고요. 이미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일은 아무리 오랜 시간 진행하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것 같아요. 앞으로 3년간 꾸준히 나의 능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여보려고요.
🎧: 저도 마찬가지예요.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을 끝내고 나면 해치운 기분만 드는 반면에 도전적인 일을 하면, 할 때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지만, 끝내고 나면 "해냈다" 하는 뿌듯함이 들잖아요. 저는 스트레스 받는 그 과정을, 안전지대를 벗어나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래야 이 스트레스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ㅎㅎ
3년이란 길고도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에이~ 3년 뒤면 지금보다 낫겠지, 한참 남았잖아"라고 막연히 생각하면 길다가도, 아직 많이 남았다는 생각에 실천하지 않고 내일로 미루면 금세 지나가 버리거든요.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기 위해서는 하루하루 도전하며 살아야겠네요. 결국 하루하루가 모여서 3년이 되는 거니까요.
🎧: 외국계 기업에서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이걸 보고 회사가 나를 영원히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 "몇 년 뒤면 회사에서 이런 일을 하고 싶다" 라고 회사와 관련된 것들만 생각했더라고요. 그렇지만 이렇게 경제가 악화되면 제 의지와 상관없이 회사를 떠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회사와 독립적으로 저의 전문성/브랜딩을 어떻게 쌓아갈지가 요즘 고민이에요. 어떤 전문성을 갖고 싶은지 찾는 것도 3년간 해야 하는 목표 중 하나겠네요.
🐎: 공감합니다. 회사뿐만 아니라 대학원도 비슷한 것 같아요. 이전에는 '나의 연구 주제' 가 곧 나의 전문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연구 주제에 대한 전문 지식은 전문성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 외에도 '내가 남들보다 이것은 정말 잘할 수 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이 한 가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평생 하나의 연구 주제로만 연구를 진행할 것은 아니잖아요.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3년 뒤에는 제가 정말 잘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능력을 하나 갖췄으면 좋겠어요.
🐎: 저는 살면서 좋은 멘토들을 참 많이 만났어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저의 노력과 능력도 있었겠지만, 그것을 이끌어내주신 멘토 분들을 만난 덕택이라고 생각해요. 그들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좋은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능력이 뛰어나야겠죠. 그리고 인격적으로도 보고 배울게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3년 뒤에는 누군가가 보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능력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이 돼있길 바랍니다.
🎧: 3년 뒤면 저의 멘티가 생길 수도 있겠는걸요? 저는 누군가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사람,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면 더더욱 좋고요.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멘토님이 너무 대단해 보이셨는데, 돌아보니 4~5년 차였더라고요. 제가 3년 뒤면 그 연차가 되어있는데, 멘토님처럼 되려면 꾸준하게 배우고 성장해야 할 것 같아요. 그때의 멘토님처럼 멋있어지는 게 제 목표예요!
🐎: 연구란 계속해서 미지의 영역을 탐색하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 본인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정말 진행해나가기 힘든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나, 내가 잘 하고 있나, 이 방향이 맞을까? 하루에 수십 번도 넘게 생각이 들어요. 이게 참 어려운 게, 뭐라도 진행을 하면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수정해나갈 수가 있는데 확신이 없으니 진행이 잘 안되더라고요. 3년 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성공도 실패도 해보면서 제 자신에 대한 근거 있는 확신을 갖고 싶습니다!
🎧: 와우, 제가 정확하게 그런 이유로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았답니다. 전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너무 없거든요. 12월 글에는 평안해서 좋다는 글을 느림보에 담았는데 사실 요즘은 요동쳐요. 아직도 저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다른 사람들의 인정으로부터 얻나 봐요. 혼자 결정을 내릴 땐 불안해서 제가 옳게 하고 있는지 계속 확인받고 싶어 하고요. 이 모든 원인은 자신감이 생길만한 근거가 없어서예요. "내가 일을 잘한다는 근거", "내가 정신적으로 성숙하다는 근거" 이 근거들이 자신감을 키우는데 저에겐 근거가 부족한 거죠. 3년간 근거들을 모아 근거 있는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제가 대학시절에 늘 달고 살던 말이 "전과할 거야!" 였는데요. 최근까진 "하고 싶은 걸 찾아서 서른 살엔 개발자 그만두고 하고 싶은 걸 할 거야!" 라는 말을 달고 다녔어요. 결국 제가 전과를 하지 않았듯이 여전히 개발을 하고 있을 거 같긴 해요. 남의 떡이어서 재미있어 보였을 뿐이지, 생업이 되면 뭐든 다 힘들 거 같아서요. (다른 길을 택하는 게 무섭기도 하고요. 전 겁쟁이거든요.) 그래서 전 개발 안에서 재밌는 분야를 찾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이 밤새워서 코딩해도 재밌었다, 쉬면서 논문을 읽는데 재밌더라 하는 것처럼 저도 개발 내에서 덕질하는 분야를 찾고 싶습니다!
🐎: 와 저도요! 저도 매일 해도 지치지 않는 저만의 덕질거리를 찾고 싶어요. 저에게 취미가 없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단순 오락을 위한 취미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갈증이 있더라고요. 취미를 할 때에는 즐겁긴 한데, 취미가 끝나고 나면 그래서 내가 뭘 만들어낸 거지? 뭘 해낸 거지? 하면서 우울할 때가 있어요. 저는 일이란 '가치를 만들어내는 작업' 이라고 생각하는데, 일에 도움이 되는 저만의 덕질거리를 하나 찾고 싶습니다. 선배들을 보면 새로 나온 기술을 사용하여 토이 프로젝트 만들기, 새로 발표된 연구 리프로듀스 해보기, 하드웨어 제작하기 등의 취미를 갖고 계시더라고요. 3년 뒤에는 느림보에서 제 취미를 소개할 수 있었으면 하네요ㅎㅎ.
🎧: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요. 친구들을 만나면 건강 얘기뿐이에요. 최근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더 이상 그린라이트가 아니더라고요.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음식 섭취와 주기적인 건강검진으로 3년 뒤에도 반드시 건강해야죠..! 3년 뒤의 나야, 혹시 건강하지 않다면.... 미안하다. 단 거 요즘 줄여서 먹고 있어. 더 노력할게. (그래도 PT 끊었다.)
🐎: 와.. 정말 공감합니다. 몸이 정말 예전 같지 않아요. 저는 자세가 너무 안 좋은지, 침대에 누우면 온몸이 쑤셔서 잠이 안 오더라고요. 정말 큰일이에요. 3년 뒤엔 오늘보다는 건강하길 바라는데.. 오늘부터 운동을 꾸준히 하면 해낼 수 있을까요? 운동 열심히 하겠습니다..
🐎: 3년 뒤에는 믿음직한 동료가 되고 싶어요. 다른 사람에게뿐만 아니라 저 스스로에게도요. 믿음직한 동료의 첫 번째 조건은 항상성을 갖추는 게 아닐까 싶어요. 우울한 일이 있어도 손쉽게 훌훌 털어버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길을 헤맬 때도 저 스스로를 믿고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꾸준하게 매일매일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싶어요. 미래의 믿음직한 동료야! 잘 부탁한다.
🎧: 3년 전의 저와 비교해서 "많이 발전했나요?" 에 대한 답을 한다면 주저 없이 "네"예요. 학생이라는 울타리에서 나와서 일적으로도, 인간관계면에서도 많이 배우고 성장했거든요. 그렇지만 3년 뒤에도 주저 없이 발전했다고 대답하려면...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특히, 콕 찝어 어떤 점이 발전했는지 대답하려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가지고 주체성 있게 살아야 할 거 같아요. 제 목표는 이 질문에 적어도 3가지 이상 발전한 점 찾기입니다. 3년 뒤, 두고 보자고요!
🐎: 이렇게 적고 나니 3년을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의지가 활활 타올라요. 3년 뒤의 나야! 오늘부터 열심히 달려갈게!
🎧: 타임캡슐을 통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구체화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부담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기대도 돼요. 2026년에 타임캡슐 같이 열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