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시상식
2년이란 긴 시간을 함께해 준 독자님들을 모시고 제1회 느림보 시상식을 열었습니다!
각 부문의 시상과 함께 느림보의 2년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쟁쟁한 후보 글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함께 보시죠!
#느림보시상식 #느림보어워즈 #2023년 #벌써2년
(본 글은 특정 집단을 대표하지 못하며
개인의 견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연구자 👑]: (웅장한 음악) 안녕하세요! 느림보 시상식 진행을 맡은 연구자👑입니다.
[개발자 🏆]: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가을밤이네요~! 제1회 느림보 시상식에 오신 여러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시상자로 초대된 개발자🏆입니다. 후보 글들이 아주 쟁쟁하다고 들었는데요, 너무 기대가 됩니다!
[연구자 👑]: 오늘은 각 부문에 대한 시상과 함께 느림보의 2년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어떤 글들이 있었는지 함께 보시죠.
[연구자 👑]: 제일 조회 수 높은 글은 바로바로 ... 21년 8월의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입니다!
[개발자 🏆]: 와!!! 🎉 저희의 첫 번째 게시글이었죠. 그 진로에 대한 속 이야기를 잘 담은 글이라 1등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로의 진로를 떡🍡에 비유한 게 너무 귀여워요!
[연구자 👑]: 하하 저희가 둘 다 서로의 떡을 부러워하면서도 또 본인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또 개발자님의 말 중에 "개발자보다는 "직장인"의 삶이 제 예상과 달랐어요. 학생 때는 일하면서 배우기도 하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 (개이득~)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이 되니까 일은 일이더라고요." 가 기억에 남아요. 어때요? 여전히 일은 일인가요? 노잼시기가 오셨는지, 어떻게 이겨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개발자 🏆]: 좋은 질문이에요. 여전히 일은 일이지만, 재밌을 때도 있고 노잼시기가 올 때도 있어요. 주기가 있는 느낌이랄까요? 처음에 노잼시기를 겪을 때에는 "난 일도 열심히 안 하는 쓰레기야..." 라며 그 시기를 어려워했는데, 이제는 "또 그 시기가 온 건가...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초연해졌어요. 어때요, 좀 더 직장인 같나요?
[연구자 👑]: 거꾸로 봐도 직장인인데요?ㅎㅎ 좋은 마인드인거 같아요.
[개발자 🏆]: 저는 "내 떡에 대해 오해하는 점"에서 가장 좋은 점은 일어나자마자 일할 수 있는 재택환경과 노트북만 있다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점이라고 답했었는데요. 이 부분을 정정하고 싶어요. 여전히 할 수 있긴 하지만, 재택을 많이 하지 않고 있고, (이제 집에서 집중이 잘 안돼요.) 그리고 노트북만 있다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건 장점뿐 아니라 단점이기도 했습니다.
[연구자 👑]: 뭐든 장점이 있으면 같은 이유로 단점도 있는 법이죠~ 그 뒤로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글의 경우 23년 3월에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 2탄도 작성해 보았는데요! 2탄도 많이 사랑해 주시면 좋겠어요ㅎㅎ
[개발자 🏆]: 개인적으로 1탄보다 2탄을 더 좋아해요. 1탄 때는 너무 긍정적으로만 바라봤던 거 같고, 2탄이 서로의 떡의 진실한 모습에 좀 더 가깝지 않나 싶어서요. 저도 연구자님께 궁금한 게 있는데요, 2탄을 쓰고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도 떡을 고른 거에 대한 후회는 없으신가요? (박사과정 가면 다들 오지 말라고 하길래요 😇 )
[연구자 👑]: 아직 박사과정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 물어본다면, 꼭 박사과정을 해라!라고 대답하진 않을 거 같아요. 본인이 박사과정에서 이루고자 하는 게 있는지, 그리고 본인이 선택한 연구실이 그것을 이루는데 적합한지를 잘 고민해 보고 결정하라고 말해줄 거예요. 제가 박사과정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는지 여쭤보신다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석사과정이 끝났을 때 제가 연구를 충분히 진행해 보지 못했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더 해보고 싶어서 박사과정에 진학했어요. 그리고 진학 후에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연구들을 해보고 있어 만족합니다.
[연구자 👑]: 22년 10월의 느리더라도 꾸준하게 글이요! 일이 잘 안 풀려서 자신감이 떨어질 때마다 이 글이 굉장히 힘이 되더라고요. '지금 당장 잘하거나 못하는 것에 너무 깊이 연연할 필요 없다, 꾸준하게 노력하면 결국엔 해낼 수 있다'라고 응원해 주는 거 같아요. 특히 이 글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문장은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지면 핑곗거리만 늘어나거든요? 그럴 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면 돼요.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아 진짜 하기 싫지만 5분만 하자. 하고 펴면 20분은 하거든요."입니다. 너무 공감해요. '하기 싫다, 미룰 수 없을까? 오늘만 하지 말까?' 이런 식으로 자꾸 생각하다 보면 점점하기 싫어지고 핑곗거리만 늘어나는 거 같아요. 차라리 생각할 시간에 5분이라도 일단 해보는 거! 그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개발자 🏆]: 하하, 제 경험이 담긴 글을 골라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과거의 성취가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 글 덕분에 멋있었던 시절의 저를 기억할 수 있어서 좋네요. 사실 지금의 저랑은 달라서 글 속의 제가 제3자처럼 느껴져요. 그래도 멋있었던 제 모습도 어느 한구석에는 남아있겠죠?
[연구자 👑]: 한구석이라뇨! 개발자님은 여전히,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멋지십니다. 개발자님을 본받아서 저도 하기 싫을 때마다 5분만 해보자!라는 마법의 주문을 외우고 있어요. 재미있는 게, 5분이 30분만, 하루만, 일주일만, 한 달만, 6개월만으로 점점 나아가더라고요. 그럴 때 정말 뿌듯함을 느껴요.
[개발자 🏆]: 저 최애 글은 22년 12월의 느림보들의 2022년 회고 이요. 글 쓸 때 행복했었는데, 글에 제 그 기분이 담겨 있나 봐요. 이 글을 읽으면 그때의 행복함과 풍족했던 기분이 전달되는 거 같아 좋아요. 제가 ‘온전하게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주는 게’ 요즘 제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인 거 같다고 말하니, 연구자님이 "남의 행복을 빌어주기 위해서는 일단 내가 온전하게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아요. 또, "뱅글뱅글 돌지만 나선형처럼 조금씩 발전해나가고 있는 거 같아서 너무 뿌듯해요."라는 문장도 느림보의 관계성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말이에요. 따뜻한 말이 많이 담긴 글이었네요. ㅎㅎ
[연구자 👑]: 제가 그런 멋있는 말을 했었나요? 하하 개발자님 덕분에 그 글을 다시 읽어보았는데 제 자신에게 해주었던 "손에 잡히지 않는 성취로 가끔은 불안하고 초조하기도 했지만 잘 하고 있고 잘 했어. 내년에는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아보자."라는 응원 메시지가 눈에 띄네요. 저는 유독 제 자신에게만 칭찬과 응원이 박한 편인데, 이번을 핑계 삼아 또 격려의 메시지를 남겨줘야겠어요. 잘하고 있고, 잘 했고, 앞으로도 잘할 거야. 네가 잘 해내리나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아. 내일도 행복한 하루가 되길 바랄게.
[개발자 🏆]: 21년 11월의 일 잘하는 방법 이요. 왜냐면 지속해서 하지 못했거든요. 이실직고하자면, 12월 한 달 동안 시간을 효율적으로 썼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공식에 맞춰 계산해 보고 공유드린다고 했으나 새해를 맞아 잊어버렸지 뭐예요. 과연 이 글 제목이 일 잘하는 방법이어도 되는 걸까 싶어요. “일 잘하려고 시도하는 것들”로 정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연구자 👑]: 공유를 하지 못하게 된 원인이 있을까요?
[개발자 🏆]: 시간 가계부 작성마저 귀찮아진 거죠! 뭐든 허들이 높으면 하기 어렵기 마련이죠. "플래너는 미래에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계획을 세우는 거라면, 가계부는 과거에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기록인 거죠. 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 목적으로요." 라고 말했었는데요, 처음에는 구글 캘린더에 자잘한 이벤트까지 다 적어가며 일한 시간을 계산했었어요. 점차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작성하는 시간 가계부에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을 가장 많이 소모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구글 캘린더에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정도만 간략하게 적고 있어요.
[연구자 👑]: 좀 더 효율적으로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한 거네요. 저도 구체적인 기록과 공식에 따라 시간을 계산하는 것은 그만두고, 대신 한 일과 남은 일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바꿔서 진행하고 있어요. 이때 잡일과 알짜 일(?) 을 나눠서 기록하는데 그걸 바탕으로 하루하루의 알짜 일 진행 정도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개발자 🏆]: 연구자👑님은 어떤 글을 다시 쓰고 싶으신가요?
[연구자 👑]: 저 역시도 21년 11월의 일 잘하는 방법을 다시 써보고 싶은데요. 리더와 그룹원에 대한 내용이요. 그 뒤로 2년 동안 더 많은 프로젝트에서 그룹원 혹은 그룹 리더로 일을 진행해 보았는데, 경험이 쌓이면서 이전과 다른 시각으로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 거 같아요. 그 당시에 리더는 "팀의 모든 사람이 공통된 목표를 가질 수 있게 하고, 팀원들이 그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 주는 것"과 "팀의 대표로서 팀원들을 보호하는 것" 을 잘할 수 있어야 하고, 그룹원은 "예측 가능" 하고, "질문을 잘 하는 것" 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었네요. 전반적으로 그 당시에 했던 말들에 공감하고 동의해요. 그러면서도 좀 더 살을 붙여서 2탄을 작성해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개발자 🏆]: 21년 10월의 일하기 싫은 계절 이요. 제가 지금 그렇거든요. 예전 글을 읽다 보면 현재의 고민을 과거의 제가 해결해 주기도 하는데, 이 글에서는 일하기 싫을 때 "아무것도 하기 싫어도 조금이라도 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제가 말했었네요. 맞아요, 사실 알고는 있는데 실천하기가 제일 어려운 거 같아요. 어쩌면 저는 가을마다 일하기 싫어하나 봐요.
[연구자 👑]: 얼마 전에 작성한 게시글인데요, 23년 7월의 자신에게 친절해지기요. 특히 "나를 소중한 친구 대하듯이 하라"라는 말이 제일 필요해요. 저는 긍정 피드백이 원동력인 사람이거든요. 칭찬을 받을 때 더 잘하고 열심히 하고 즐겁게 일하는 사람인데, 제가 유난히 제 자신에게 칭찬이 박해요. 최근에 논문을 제출했는데, 마감일이 다가오자 너무 지치고 피곤하고 원동력이 닳아 없어진 거예요. 문득 '아 너무 지친다.. 칭찬받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 역시도 제 자신에게 긴 기간 동안 칭찬을 한 번도 안 해준 것 있죠?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열심히 칭찬을 해주면서요! 다시 한번 '아 정말 나를 소중한 친구 대하듯이 대해야겠다..'라며 다짐했습니다.
[개발자 🏆]: 저는 손님들을 초대해서 인터뷰했던 게 가장 재밌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흔쾌히 인터뷰 허락해 주신, 미숙한 진행임에도 너무 잘 대답해 주신 느림보 자기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막간의 홍보로, 인터뷰하고 싶으신 분들 언제든 환영합니다. 하고는 싶은데 연락하기 부끄러우시다고요? 저희가 찾아가겠습니다. 기다리고 계세요! 😎
[연구자 👑]: 저는 23년 1월의 3년 뒤에 열어볼 타임캡슐 만들기 글이요. 3년 뒤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썼던 게 기억나네요. 오늘 다시 읽어보니 생각보다 꽤나 많은 것들을 잘 이뤄나가고 있구나라며 뿌듯하기도 하네요. 요즘 점점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생겨가고, 슬슬 재미있어하는 일도 찾았고, 좋아하는 운동도 생겨 열심히 해보고 있거든요. 내년 1월쯤 타임캡슐 중간 점검을 해봐도 재미있을 거 같아요! 기대되네요.
[개발자 🏆]: 2년 동안 무언가를 꾸준히 해본 적이 살면서 없는데, 제 인생에서 가장 꾸준히 한 무언가가 느림보인 거 같아요. 쌓인 글들을 보니 뿌듯하네요. 저의 꾸준함의 증거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독자분들도 감사해요 😊
[연구자 👑]: 뭐니 뭐니 해도 제일 마음에 드는 느림보 글은 메인 페이지의 Prolog가 아닐까 싶어요. 특히 "각자의 삶에서 배우고 느끼는 것들을 담습니다. 이 프로젝트와 함께 두 사람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문구요. 느림보 시상식을 기회로 21년 8월부터 23년 8월까지 2년 동안 작성한 25개의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그동안 겪었던 일들과 그 당시에 배우고 느꼈던 것들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좋았어요. 독자분들 덕분에 꾸준히 저희의 삶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었어요.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발자 🏆]: 아니 연구자님! 멋있는 말 독차지하다닛! 독자님 애칭도 정해볼까 봐요. 글 읽어주셔서 오늘도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