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기업 해외지사에서 근무해본 개발자를 소개합니다!
언젠가 모히또에서 몰디브를 한잔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상상 해보셨나요?
오늘은 도쿄에서 벚꽃을 보며 글로벌 IT 기업에 근무하셨던 손님을 모셨습니다.
해외에서 개발자로 일상을 살아가는 경험과 한국으로 돌아온 소감,
같이 들어보실래요?
#해외취업 #글로벌IT기업 #해외지사 #개발자
(본 글은 특정 집단을 대표하지 못하며 개인의 견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 반가워요 :) 오랜만에 인터뷰 콘텐츠로 돌아왔습니다. 인터뷰이를 샅샅이 파헤치는 인터뷰어, 느림보 탐정🕵️입니다. 7월 느림보에서 꼭 소개드 리고 싶은 게스트가 있다고 말씀드렸었죠! 바로바로 글로벌 기업 해외지사에서 일했던 개발자 (반짝이) ✨ 님입니다. 모두 👏박수👏로 맞아주세요~!
✨: 안녕하세요! 글로벌 기업 개발자 (반짝이) ✨입니다. 현재 글로벌 IT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어요. 저는 운동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5년 안에 반려견을 무조건 키우겠다는 목표가 있어 어떻게 키울 건지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있습니다! 최근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어서 오늘 인터뷰가 기대되네요.
Q. 이모지로 반짝이를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이신가요?
✨: 저는 반짝이 이모지✨를 이곳저곳에 많이 사용하는데요. 기분 좋을 때, 혹은 기분 좋아지고 싶을 때 붙여요. 예를 들어 캘린더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모임 이름 옆에 붙이기도 하고, 제가 해야 하는데 하기 싫은 일의 도큐먼트에 ✨를 붙이기도 해요. 그러면 일이 더 재밌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이모지로 반짝이를 선택했어요.
✨: 네 맞아요! 일본 지사에 취업해서 2년 반 정도 일했었어요. 일본에 2년 5개월 정도 소속되었지만, 코로나가 심할 때에는 한국에서 리모트로 근무해서 일본에서의 실 거주기간은 1년을 조금 넘어요. 회사에 출퇴근한 건 더 적고요. 그리고 3개월 전부터는 한국 지사로 옮겨서 일하고 있습니다.
✨: 처음에는 한국 지사에서 일하려고 했는데, 한국 지사에 TO가 없었어요. 그때, 리크루터님이 일본은 어떠냐고 제안을 주셨죠. 오피스가 커서 엔지니어도 많고, 음식도 맛있고 좋은 기회라고 설득하셨어요. 그 당시 저는 일본어도, 일본 문화도 모르고 일본에 친구도 없어서 고민했었지만, 리크루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경험일 거 같았고, 젊었을 때 최대한 미친 짓(?)을 해보아야지 나중에 덜 후회할 것 같았어요. 대학교 때 들었던 수업이 인상 깊어서 한국 외의 다른 아시아 나라에 대해 알고 싶기도 했고요. 그렇게 일본 지사에서 일을 시작했죠.
✨: 각국에 지사가 많은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비교적 바로 해외로 가는 게 쉬웠어요. 일본 비자는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받을 수 있고, 이사는 회사에서 이것저것 지원 해줬거든요.
회사에서 이사를 도와주는 패키지를 지원받을지, 현금으로 바로 받을지 고를 수 있었어요. 저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현금으로 받았죠. 유럽 배낭여행을 갔다 온 직후라 영어만 통하면 뭐든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처음이면 되도록 돈이 아닌 패키지를 받는 걸 추천드려요! 멀고 비싼 쉐어하우스를 구했는데, 샌드위치보다 더 납작한 파니니 같은 지옥철에서 출퇴근을 했는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회사 근처에 집을 얻었는데 코로나가 터졌지 뭐예요. 😭
✨: 쉽지 않았죠. 언어랑 문화 모두 모르는 데다가, 이사도 제가 다 준비해야 했고, 첫 직장에, 팀도 제가 제일 자신 없는 분야여서 좀 더 힘들게 느껴졌나 봐요.
✨: 엔지니어들과는 영어로 소통해서 언어적인 어려움은 없었어요. 그런데, 같은 영어도 사용하는 사람이 속한 문화에 따라 다른 단어나 뉘앙스를 사용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조금 있었어요.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 같은 거요.
✨: 저희 팀 같은 경우에는 외국인이 적은 편이어서 30%정도 였고. 엔지니어 조직을 대충 봤을 때 50-60%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 저는 low level 인 OS 팀에 있었어요. OS 를 딱히 좋아하거나 잘해서 갔다기 보다 개발자로서 제일 자신 없는 분야를 커리어 초반에 통과의례로 거치고 싶었어요.
✨: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재밌었어요. 배울 점도 많았고요. OS팀이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한데, "주말에 뭐 했냐"고 질문을 하면 "심심해서 컴파일러를 만들었어.", "로봇 만들기 대회에 나갔어" 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리고 밥도 맛있었고, 회사에서도 잘 대우해 줘서 spoiled된 면도 있달까요?
Q: 도쿄 지사의 밥이 맛있다고 소문났던데, 어땠는지 너무 궁금해요!
✨: 한 번은 1m 짜리 생선을 가져와 바로 앞에서 사시미를 썰어주셨어요. 굉장했죠. 하지만 아쉽게도 거의 바로 코로나가 터져 오피스 출근을 거의 못했어요.
✨: 예전에도 해외에 산 적이 있는데, 그때의 전략은 최대한 빨리 새로운 문화에 융화되고 흡수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같은 전략으로 일본어도 많이 배우고 친구도 만들고 융화되고 흡수하려고 했는데, 이게 참 어렵더라고요. 회사에서는 (영어 문화권이라) 주도적인 모습을 좋게 보는 반면, 회사 밖에서는 (일본 문화권이라) 겸손하고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 회사 안과 밖, 두 개의 자아가 생긴 기분이었어요.
돌아보니, 그 문화에 완벽하게 녹아져야 잘 적응할 수 있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더라고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저도 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다른 나라의 문화를 어떻게 뼛속까지 이해할 수 있나 싶기도 하고? ㅎㅎ 일본어 하나도 못해도 아무 문제 없이 10년 넘게 사는 사람도 있기도 해요. 이렇듯 살아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너무 강박을 가지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 한국 지사로 옮길지 미국 지사로 옮길지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일본 생활을 마치고 또다시 바로 해외로 가기보다는 한국에서 재정비를 하고 싶어서 한국 지사를 선택했습니다. 스스로 돌아볼 시간을 가질 겸 해서요. 또, 제가 오래 만난 애인이 한국에 있는데, 미국에 가게 되면 시차가 커지다 보니 고민이 되더라고요. 바로 미국에 가기보다는 잠깐 시간을 갖고 결정을 하기 위함도 있었어요.
✨: 먼저 팀 매칭 과정이 필요해요. 관심 있는 팀들한테 연락한 후 저와 팀의 매니저들이 서로 핏이 맞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팀마다 요구 조건은 다른데요. 어떤 팀들은 특정 기술에 대한 필수 조건이 있기도 하고, 이전에 했던 일들을 물어보기도 해요.
Q: 팀 매칭만 되면 모든 지사로 이동이 가능한가요?
✨: 무조건 나라를 어느 곳이나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나라마다 비자 요건이 다르잖아요. 내가 가진 시민권이나 비자 상태에 따라 갈 수 있는 곳이 비교적 정해져 있긴 해요. 회사에 얼마나 근무했는지에 따라 옮길 수 있는 곳이 추가되기도 하고요.
✨: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지금 머신러닝 관련 팀에 있어요.
Q: 이전의 Low-level OS팀과는 또 다른 분야인 것 같은데, 분야를 바꾸는 것이 가능했나요?
✨: Generalist 와 specialist란 말이 있잖아요. 저희 회사는 generalist로 성장하는 옵션도 가능하게 해줘요. 물론 모든 팀과 지사가 다 그렇진 않고, 팀과 지사의 특성에 따라 달라요. 한 팀에서 10-15년 일하시는 분도 있고, 팀을 많이 옮겨서 다양한 팀을 경험해 보신 분도 있어요. 저는 커리어의 초반부터 Specialist가 되기보다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새로 배울 생각으로 갔어요.
✨: 나라마다, 각 지사마다, 팀마다 고유의 문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일본 지사에는 일본 국적이 아닌 사람들의 비율이 더 많았어요. 제가 그런 분들과 어울려서 더 크게 느꼈던 것도 있겠지만요. 그에 비해서 한국 지사에는 한국 국적이 아닌 사람들의 비율이 훨씬 적어서 그에 따른 문화 차이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 여행으로는 많이 가고 싶어요. 그렇지만 다시 일본 지사에서 일하고 싶은가 하면 굳이? 일본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되어서요. 언젠가는 미국에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나중에 가족이 생기거나 하면 해외에 나가는 게 (상대적으로) 어려울 테니 젊을 때 해외에 나가서 사는 것에는 마음이 열려 있습니다.
✨: 제가 다른 회사를 다녀본 적은 없어서 다른 회사와의 비교는 어려울 것 같아요. 회사 자체의 장점을 꼽아본다면.. 배우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회사 내에서 얼마든지 찾아서 배울 수 있는 점? 관심만 있다면 배울 것이 정말 많은 회사인 것 같아요. 여러 가지 데이터나 자료가 많으니까요. 회사 사람들도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고요.
또 하나 장점은 회사에서 IT 역사의 한 획을 볼 수 있다는 점? IT 산업이 회사와 함께 발전하다 보니 대가분들을 옆에서 볼 수도 있고 역사를 배울 수 있어 그럴 때마다 우리 회사 좋은데 싶죠.
✨: 원격 미팅을 하기도 하고, 코로나 이전에는 출장도 종종 갔다고 들었어요. 아무래도 지사마다 시차가 다르다 보니 미팅할 때 어려운 점도 있긴 해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시간에 미팅이 잡히기도 하고요.
✨: 조직 규모가 다르다 보니 생기는 차이점들이 있는 것 같아요. 본사는 아무래도 조직 규모가 크고 팀도 많으니까요. 미국 시차에 맞춰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본사에서는 좀 더 빨리 다이나믹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다른 timezone에 있는 사람들과 협업을 할 때, 의사소통에 딜레이가 있는 편이거든요.
✨: 장점은 해외에 계신 분들과 교류할 수 있고, 해외를 왔다 갔다 하는 게 용이하다는 점? 그리고 큰 회사의 잘 구축된 좋은 시스템과 인프라를 잘 엿볼 수 있어요.
✨: 단점은, 아무래도 조직이 크다 보니까 변화의 사이클이 느려요. 하나를 바꾸더라도 더 여러 단계의 승인을 받아야 하니까요.
✨: 멘탈 관리와 mock 인터뷰요. 적당히 앉아서 혼자 문제를 풀어보는 거랑 남에게 설명하면서 풀어보는 건 다르잖아요. mock 인터뷰를 실전식으로 준비를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 폰 인터뷰 ▸ 온사이트 면접 4개 ▸ 다른 팀들과 매칭 과정으로 이루어져요.
> 느림보 탐정🕵️의 추가설명
엔지니어 롤 신입 포지션의 경우, 폰 인터뷰와 온사이트 인터뷰 모두 비슷한 포맷으로 문제해결능력을 봐요. 문제해결능력이란 단순한 알고리즘뿐 아니라,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어떤 식으로 의사소통하여 해결하는지 등 모든 면을 포함한답니다. 요즘은 온사이트도 대부분 virtual 로 진행되어서 더더욱 폰인터뷰랑 차이가 없는 편이 긴해요.
✨: 입사 직후에 바로 코로나가 터졌을 땐 집에만 있어서 되게 힘들었어요. 친구도 가족도 없는 타지였으니까요. 나중에 상황이 나아지고 사귄 친구들과는 같이 재밌게 놀았어요. 운동을 같이 다니던 동료분들이랑 로드바이크로 여러 곳 여행도 갔다 왔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으러 왕복 150km를 자전거로 다녀온 적도 있어요.
✨: 어느 나라를 정말 좋아할 때 거기서 살고 싶은 건지, 여행을 하고 싶은 건지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가 아무리 낭만적이고 멋있더라도 현실적인 문제는 다른거니까요. 예를 들어, 행정처리가 엄청 늦다거나 인종차별이 있을 수 있잖아요.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을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해요.
지금 내가 한국에 살고 있을 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것들이 내 삶을 윤택하게 해주거든요. 그런데 해외에 가면 이것들을 처음부터 하나씩 다 쌓아가야 한다는 것도 아셨으면 좋겠어요. 자주 가는 카페, 이용하는 대중 수단, 약속 잡으면 만날 수 있는 친구들... 이런 것 모두 타지에 가면 바닥부터 만들어 가야 해서 어렵죠.
✨: 재미있게 플롯을 잘 짜주셔서 즐거웠어요! 😆